수녀복 입었다고 무차별 폭행... 예루살렘 ‘종교 증오’ 범죄에 국제사회 공분

이스라엘 검찰, 수녀 폭행한 유대인 남성 전격 기소... ‘종교적 적대감’ 혐의 추가

성상 파괴에 수녀원 철거까지, 선 넘은 이스라엘 극단주의... 종교 자유의 성지 ‘흔들’

외교 문제 비화에 특사 임명하며 진화 나선 이스라엘, 실효성 있는 억제력 확보가 관건

현지시각 지난 7일, ABC뉴스에 따르면 성지 예루살렘에서 가톨릭 수녀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한 유대인 남성이 이스라엘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고 한다. 이번 사건은 최근 이스라엘 내에서 급증하고 있는 기독교 신자와 종교 상징물을 겨냥한 증오 범죄의 단면을 극명하게 드러내며 국제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제공=미디어 울림]

 

이스라엘 사법당국은 지난주 예루살렘 구시가지 인근에서 수녀를 폭행한 혐의로 요나 슈라이버(36)를 기소했다.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페두엘 정착촌 출신인 슈라이버는 가톨릭 수녀를 겨냥해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범행 장면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외교적 문제로까지 비화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슈라이버는 피해자가 가톨릭 수녀임을 나타내는 수녀복(Habit)을 입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공격을 감행했다. 그는 수녀를 밀쳐 바닥에 넘어뜨린 뒤 발로 찼으며, 이를 제지하려던 행인에게도 폭력을 휘둘렀다. 당국은 그에게 단순 폭행 외에도 종교적 적대감에 의한 증오 범죄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현지 종교계와 인권 단체들은 이번 사건이 우발적인 사고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프랑스 성서고고학연구소의 올리비에 포킬론 소장은 폭행당한 수녀가 해당 연구소 소속 연구원임을 밝히며, 이번 사태를 ‘종파 간 폭력 행위’로 규정했다. 실제로 최근 극단주의 성향의 초정통파 유대인들이 기독교 성지 순례객이나 성직자에게 침을 뱉거나 물리적 위해를 가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보고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의 종교적 소수자 보호 정책에 대한 불신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앞서 이스라엘 경찰은 이란과의 전쟁 여건 속 보안 문제를 이유로 성주간 동안 예루살렘 성지의 예배 접근을 제한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가톨릭 지도자가 수세기 만에 처음으로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미사를 집전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등 종교계와의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군 내부의 기강 해이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근 남부 레바논에서는 이스라엘 군인이 예수 성상을 도끼로 파손하거나 동정녀 마리아상 입에 담배를 물리고 사진을 찍는 등 신성모독 행위가 잇따라 적발됐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해당 사안을 엄중히 조사하겠다고 밝혔으나, 국제사회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이에 이스라엘 외무부는 기독교계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조지 딕 전 주아제르바이잔 대사를 특사로 임명하며 수습에 나섰다. 아랍계 기독교인 출신인 딕 특사는 “이스라엘은 모든 종교의 존엄성과 자유를 보장할 의무가 있다”며 사태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지 보호 기구인 성지 기독교 포럼의 와디 아부나사르 코디네이터는 “이번 기소는 영상 증거가 명확했기에 가능했던 이례적인 사례”라며, “그동안 증오 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과 불충분한 억제력이 폭력을 키워왔다”고 지적했다.

 

 

 

작성 2026.05.11 04:06 수정 2026.05.11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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