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나눔] 분열의 교회를 향한 바울의 외침,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라”

고린도전서 1장 10~17절

분열의 교회를 향한 바울의 외침,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라”

 

 

 

초대교회는 성령의 역사와 복음의 능력으로 성장했지만, 동시에 인간적인 갈등과 분열이라는 문제도 안고 있었다. 고린도교회는 당시 가장 역동적인 교회 중 하나였으나 내부적으로는 심각한 파벌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어떤 이는 바울을 따르고, 어떤 이는 아볼로를 따르며, 또 다른 이는 게바를 따른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자신들은 그리스도파라고 말하며 다른 성도들과 거리를 두는 이들도 있었다.

 

바울은 이러한 상황을 전해 듣고 매우 안타까운 마음으로 편지를 쓴다. 그는 교회의 문제를 단순한 의견 충돌로 보지 않았다. 공동체를 하나 되게 하시는 그리스도의 몸을 훼손하는 심각한 영적 위기로 바라보았다. 고린도전서 1장 10~17절은 교회가 왜 하나가 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 중심에 무엇이 있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말씀이다.

 

 

바울은 먼저 "너희가 모두 같은 말을 하고 너희 가운데 분쟁이 없이 같은 마음과 같은 뜻으로 온전히 합하라"고 권면했다. 이는 단순히 의견을 일치시키라는 의미가 아니다. 복음 안에서 하나 된 정체성을 회복하라는 요청이다.

 

고린도교회 성도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지도자를 중심으로 집단을 형성했다. 바울의 개척 사역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뛰어난 설교가였던 아볼로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또한 예루살렘 사도인 베드로의 권위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들도 있었다.

 

문제는 지도자를 존중하는 것을 넘어 사람을 기준으로 공동체를 구분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 결과 복음의 본질보다 인간적 선호와 감정이 앞서게 되었다. 교회는 하나의 몸이어야 했지만 서로 다른 깃발 아래 모인 집단처럼 변해가고 있었다.

 

오늘날 교회 역시 비슷한 유혹을 경험한다. 특정 목회자, 특정 교단, 특정 사역을 중심으로 우월감을 갖거나 다른 공동체를 판단할 때가 있다. 그러나 교회의 머리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이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순간 공동체는 분열의 위험에 노출된다.

 

 

바울은 강력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스도께서 어찌 나뉘셨느냐. 바울이 너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혔느냐.”

 

이 질문은 고린도교회의 잘못을 단번에 드러낸다. 어떤 지도자도 성도를 위해 십자가를 질 수 없다. 어떤 사역자도 구원의 주인이 될 수 없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죄인을 위해 십자가에 달리셨다.

 

사람 중심의 신앙은 결국 우상화로 이어진다. 지도자의 능력이나 명성에 의존하는 순간 신앙은 건강성을 잃게 된다. 지도자는 복음을 전하는 통로일 뿐 복음 자체가 아니다.

 

바울은 자신이 몇 사람에게 세례를 준 사실조차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는 성도들이 자신을 중심으로 세력을 형성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세례를 많이 주지 않은 것을 감사한다고까지 말한다.

 

이 장면은 참된 영적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를 높이는 것이다. 복음 사역의 성공은 사람의 이름이 알려지는 데 있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이 높아지는 데 있다.

 

 

바울은 "그리스도께서 나를 보내신 것은 세례를 베풀게 하려 하심이 아니요 복음을 전하게 하려 하심이라"고 선언한다. 그리고 그 복음의 중심에는 십자가가 있다.

 

십자가는 모든 사람을 같은 위치에 세운다. 부자도 가난한 자도, 유대인도 이방인도, 지도자도 평신도도 십자가 앞에서는 모두 은혜로 구원받은 죄인이다.

 

교회의 연합은 조직력이나 제도에서 나오지 않는다. 십자가를 바라볼 때 비로소 가능하다. 자신을 낮추고 예수님의 희생을 기억할 때 교만은 무너지고 사랑이 회복된다.

 

분열은 자기중심성에서 시작되지만 연합은 십자가 중심성에서 시작된다. 내가 옳다는 주장보다 예수님의 뜻을 구할 때 공동체는 하나가 된다. 십자가는 서로 다른 사람들을 한 몸으로 묶는 하나님의 능력이다.

 

 

현대 사회는 갈등과 분열이 일상이 된 시대다. 정치, 경제, 문화, 세대 간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이러한 세상 속에서 교회마저 분열된다면 세상은 복음의 능력을 보지 못할 것이다.

 

바울의 권면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교회는 특정 인물의 공동체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공동체다. 성도는 자신의 취향이나 입장이 아니라 복음의 진리를 중심으로 하나 되어야 한다.

 

교회의 진정한 힘은 규모나 재정이 아니라 연합에 있다. 서로를 존중하고 용납하며 같은 주님을 바라볼 때 세상은 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보게 된다.

 

 

고린도전서 1장 10~17절은 교회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바울은 분열된 공동체를 향해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이름 아래 모이라고 외쳤다. 교회를 하나 되게 하는 힘은 지도자의 능력이 아니라 십자가의 복음에 있다.

 

오늘 우리 역시 자신도 모르게 사람을 중심에 두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한다. 내가 따르는 것은 누구인가. 내가 자랑하는 것은 무엇인가. 바울의 질문은 지금도 우리에게 울려 퍼진다.

 

“그리스도께서 어찌 나뉘셨느냐.”

 

십자가 앞에 다시 설 때 분열은 멈추고 연합은 시작된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 공동체가 될 때 교회는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살아 있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삶을 바꾸는 동화 신문 기자 kjh0788@naver.com
작성 2026.06.02 08:48 수정 2026.06.02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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