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선배들(7) - 열정의 신학자, 알렉산드리아의 오리게네스

초대교회 최고의 신학자 오리게네스의 삶과 아픔의 발자취

성경의 숨은 비밀을 밝히는 오리게네스의 3중적 성경 해석법

꼬깃꼬깃한 영수증에서 발견하는 하나님의 뜻과 현대적 적용

 

초대교회의 드넓은 신학의 바다를 항해하다 보면, 유독 거칠고 가파른 파도 한가운데를 홀로 헤쳐 나간 한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일곱 번째로 우리가 마주할 믿음의 선배는 바로 알렉산드리아의 오리게네스(Origen, 185?~254?)입니다.

 

그는 이집트의 아름다운 항구도시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났습니다. 당시 알렉산드리아는 온 세상의 지식이 모여들던 학문의 거대한 용광로이자, 지금의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지역입니다. 기독교 역사 속에서 이곳은 세상의 철학과 복음이 치열하게 부딪치며 깊은 신학적 사유를 길러내던 영적 인큐베이터와 같았습니다. 오리게네스는 사춘기 시절 아버지가 순교하는 참혹한 아픔을 겪었습니다. 자신도 아버지를 따라 순교하겠다고 뛰쳐나가려는 것을 어머니가 옷을 모두 감추는 바람에 겨우 살아남았다는 일화는 그의 열정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잘 보여줍니다.

 

이후 그는 온 세상의 비난과 오해 속에서도 평생을 성경 연구와 집필에 바쳤고, 말년에는 데키우스 황제의 지독한 박해로 고문을 당한 끝에 그 후유증으로 가이사리아에서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는 성경이 인간처럼 몸과 혼, 그리고 영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았습니다. 글자 그대로 읽는 역사적인 의미가 몸이라면, 그 안에 담긴 도덕적인 교훈은 혼이었고, 문장 너머에 숨겨진 그리스도의 비밀을 발견하는 비유적이고 영적인 의미가 바로 영이었습니다.

 

 

그에게 성경은 단순한 문자들의 집합이 아니었습니다. 살아 움직이는 하나님의 숨결이었고, 그 깊은 속살을 파헤쳐 주님의 마음을 읽어내야만 진정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비록 그의 비유적인 해석이 훗날 교회 안에서 너무 지나치다는 비판을 받으며 이단 시비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박해 속에서 흔들리던 초대교회 성도들에게 성경의 뼈대를 세워주고 깊은 영적 위로를 건넨 전무후무한 신학적 거탑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문자 너머의 영적인 의미를 찾는다는 그의 사상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평범한 삶 속에서도 고스란히 숨 쉬고 있습니다. 늦은 저녁 지친 몸으로 퇴근한 남편의 주머니에서 나온 꼬깃꼬깃한 마트 영수증을 바라봅니다. 글자 그대로 보면 그저 몇만 원짜리 식재료와 생필품의 목록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영수증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너머에 있는 남편의 거친 숨소리와 가족을 먹여 살리려는 가장의 고단한 책임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순간 영수증은 단순한 종이쪽지가 아니라 한 가족을 향한 숭고한 사랑의 고백서가 됩니다.

 

아이의 삐뚤빼뚤한 낙서에서도 우리는 단순한 선들의 조합이 아니라 엄마 아빠를 향한 사랑의 언어를 읽어냅니다. 우리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건과 환경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로 삶에 불어닥치는 모진 바람과 이해할 수 없는 고난의 순간 속에서 우리는 눈앞의 상황만 보며 절망하곤 합니다. 그러나 오리게네스가 성경의 영적 의미를 구했듯, 우리 삶을 향한 하나님의 숨은 뜻을 깊이 묵상하면 그 고통 너머에 숨겨진 성숙과 희망의 메시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눈에 보이는 팍팍한 현실에만 갇히지 않고 그 배후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따스한 손길을 읽어낼 때, 우리의 내일은 한층 더 밝고 희망찬 빛으로 채워질 것입니다.

 

 


허동보 목사(Rev. Huh Dongbo) | 수현교회(Suhyun Church)
저서 | 『왕초보 히브리어 펜습자』, 『왕초보 헬라어 펜습자』, 『왕초보 히브리어 성경읽기』, 『고난, 절망의 늪에서 피어난 꽃』, 『부와 기독교신앙』, 『그와 함께라면』, 『만남』, 『AI시대, 히브리어로 답하다』 외

 

 

 

작성 2026.06.25 11:33 수정 2026.06.25 11:54

RSS피드 기사제공처 : 미디어 울림 / 등록기자: 허동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horts NEWS 더보기
대출 규제 속 중저가 아파트 풍선효과 분석과 향후 전망
레일리 산란(Rayleigh scattering). 파란빛은 파장이 짧아..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20]
'茶(차)' 자에는 108이 담겨 있다. 초두머리는 廿(20), 아랫부분..
삼성전자, 전 세계 DX 임직원에 구글 제미나이 전격 도입… 역대 최대 ..
40도 폭염에 선풍기만 틀면 벌어지는 끔찍한 일 (의외로 모름)
전주한옥마을은 1930년대 일본인 상권에 밀려난 조선인들이 향교 근처에 ..
햄스터에 열광하는 이유? 어쩌면 그 작은 생명속에서 인간의. 가장 따뜻한..
우리소리 경창대회 휩쓴 광진구 지역아동센터 '사단법인 어린이나라'
아침 9시 되자마자 통장 잔고 통째로 날아간 이유
좋은 아침입니다. 월요일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가장 ..
끝이 없는 여행은 없다. #김포공항 #ssicho
세상은 따뜻한 사람들로 바뀝니다 #세상을따뜻하게만드는힘 #사랑나눔축제 #..
승객은 풍경을 감상하지만, 조종사는 구름 속의 바람을 읽는다。#skyvi..
구상나무. 외국에서는 Korean Fir(한국전나무)로 불리기도 합니다。..
폐 질환인데 심장이 멈춘다?
좋은 사람들이 모이면 세상은 달라집니다 #마음을잇는축제 #사랑나눔축제 #..
죽은영이살아난다는 의미 #예수님 #사랑 #구원 #사랑 #구원의확신
돌담으로 그려진 인문학 지도。#jeju #ssicho
높이가 달라지면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도 변할까?。#김포공항 #ssicho..
태극과 음양의 이치를 삼문에 적용, 세 개의 문을 통해 "질서와 경계"를..
비 내린 뒤 서산부석사 ~ 。#서산부석사 #도비다원 #씨초
여행은 풍경을 보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마음으로 일상을 다시. 바라보는 ..
2026 대학가 흔드는 AI 홍보 비책, 대학 생존율 높인다
주담대 3억 한도? 영끌족도 결국 손 들었다!
삼성전기 주가 반토막 비명, 바닥인가 탈출 기회인가 분석
정·재계 뒤흔든 역대급 민간 결사체 떴다… 사단법인 더나은대한민국
사회공헌만 하시겠습니까260여 개 언론에 기록하시겠습니까 #ESG #ES..
유튜브 NEWS 더보기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20] - 3대 절기와 신약 성취 여부

신앙의 성장단계를 아시나요?

브랜드 가치를 넘어선 존재의 거룩한 광휘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01)

나경원 국민의힘 국회의원 초청토론회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9] - 이스라엘 3대 절기와 그 의미

두려움을 신뢰로 바꾸는 관계의 언어학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00)

상리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보장특구사업 상리마을 주민리더 도쿄탐방기

봄 (Feat.황정호)

흩어진 말들을 모아 하나의 질서로 세우는 법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99)

[50 Movements] #9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 | 리처드 용재 오닐 & 디토 오케스트라 | Shos...

병원 광고비, 어디서 새고 있습니까? 팀퍼포먼스 정용훈 대표가 말하는 AI 병원 마케팅

믿음의 선배들(8) - 타협을 모르는 순교자, 로마의 히폴리투스

개인vs법인사업자 장단점과 법인전환 절세방법(feat. 가족법인과 영업권으로 절세하기)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8] - 사라진 열 지파, 흔적 찾기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98) 욕망의 수렁에서 건져 올린 영혼의 정교한 매뉴얼

#쏠롱구스노래들024 #SOS024 #광야 #Wilderness #정원진 #solongus #CCM #car...

HAUSER - Oblivion (Piazzolla)

칭찬사랑나눔 칭찬합시다축제시작된다. #칭찬문화

은혜와 감동이 물결치는 찬양 - 삼일노회 수련회

믿음의 선배들(7) - 열정의 신학자, 알렉산드리아의 오리게네스